남자들과 달리 여성들의 섹스 스타일은 다양하다. 남자들은 변태가 아닌 이상 대부분 오르가슴에 이르는 과정, 속도, 방식이 유사하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여자들은 오르가슴에 이르는 과정도, 속도도, 방식도 제각각이다. 초기에 타올랐다 확 꺼져버리는 성질 급한 타입, 러닝타임 내내 밋밋하다가 막판에 올라오는 뒷북 타입, 처음부터 끝까지 꺽꺽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는 할리우드 액션 타입,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곰순이 타입 등등 수없이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속궁합 맞는 상대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속궁합은 운명처럼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노력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말이다. 필자는 20대 초반에 3살 연상의 K여인과 깊은 관계를 맺었다. 지금 생각하면 K여인은 좀 특이했다. 청순한 외모의 그녀는 유독 섹스에 적극적이었고 신음소리도 끊이지 않고 열심히 냈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인위적인 냄새가 났다. K여인에게 슬쩍(자신 없이) 물었다. “그…, 그렇게 좋아?” 그녀 왈, “실은 오르가슴이 뭔지 모르겠어. 섹스할 때 흥분은 되는데 남들이 말하는, 온몸이 타들어가듯 좋은 느낌은 없어. 나, 느끼고 싶어….”
나는 알았다, 그날 밤 그녀의 인위적인 신음소리를 느끼고 싶다고? 실로 비참했다. 일방적인 섹스를 한 것이다. 말하자면 섹스라는 행위 자체에 흥분은 되지만 육체적으로 쾌감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섹스가 인생의 99%라고 믿은 20대 초반의 청춘에겐 큰 충격이었다. 필자는 무지한 중생에게 해탈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겠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열심히 테크닉을 연구했고, 실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소프트터치와 하드터치를 병행했고 때로는 성기구를 사용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냉담했다. 마른 가지에 물을 주는 이유는 움츠러든 봉오리가 만개한 꽃이 되는 것을 보기 위함이다. 아무리 물을 줘도 잎사귀만 나오는 나무라면 물을 주기가 싫어진다. 딱 그 꼴이었다. K여인의 할리우드 액션에 서서히 지쳐가던 어느 날, 필자는 우연히 그녀에게 립 서비스(?)를 제공했다. 고백하건대, 내키진 않았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버리는 것이었고, 동시에 마지막 남은 히든카드를 써버리는 것이기도 했다. 그때, 그녀가 움찔했다. 어라, 이거였어? 필자는 모든 기교를 동원해 ‘그곳’을 공략했고 그녀는 온몸을 비틀었다. 내친김에 ‘G스폿’이라는 부위를 집요하게 자극했다. 결과는 보람찼다. 그날 처음으로 그녀의 할리우드 액션이 아닌 리얼 액션을 목격했다. 관계 직후 K여인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고백했다. “나, 뭔가 느낌이 오는 것 같아….” 10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내친김에 뿌리를 뽑았다. 다음날 그녀를 만나 또다시 밑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 숨넘어갈 듯한 신음, 뒤틀리는 몸짓으로 그녀는 자신의 희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필자를 세차게 끌어안았다. 그분, 바로 오르가슴님이 오신 거였다. 그렇게 우리 두 사람은 활짝 만개했다. 이후 K여인은 수시로 오르가슴을 느꼈다. 환상의 속궁합을 위해서는 진솔한 대화가 필요하다. 아무리 무감각한 사람이라도 건들면 움찔하는 성감대는 한 군데씩 있게 마련. 수수께끼를 풀듯 홀로 머리 싸매고 고민하지 말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면 된다. 맛있는 섹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섹스에 대한 대화가 필수다. 그것보다 건설적인 대화가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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